4차 산업혁명과 함께 AI가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교육, 직무, 사회 전반에 걸쳐 ‘평균’이라는 개념의 유효성이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은 기존의 표준화 사고방식이 얼마나 많은 개개인의 가능성을 묻히게 했는지를 강하게 비판하며, AI 시대의 데이터 기반 사회가 개별성 중심으로 혁신되어야 함을 역설합니다. 본 글에서는 AI 기술이 ‘평균’을 어떻게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교육 및 사회 변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데이터 기반 사회와 평균의 붕괴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에 대한 분석 방식 또한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많은 데이터를 평균화하여 하나의 '전형'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각 개인의 데이터가 독립적으로 해석되고 적용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학습 플랫폼에서는 사용자의 클릭 패턴, 정답률, 학습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이 피드백은 평균 학습자에게 맞춘 것이 아니라, 철저히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토드 로즈는 『평균의 종말』에서 항공기 조종석 디자인 사례를 통해 평균의 위험성을 강조했습니다. 과거 미 공군은 평균 신체 사이즈에 맞춘 조종석을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단 한 명의 조종사도 그 평균값과 일치하지 않았다는 사례는 매우 유명합니다. 이처럼 평균은 '누구에게도 정확히 맞지 않는 값'일 뿐이며, 오히려 다양성과 개별성을 억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AI 시대의 관점입니다. AI는 단순히 데이터 양을 처리하는 것을 넘어서, 그 데이터의 ‘패턴과 맥락’을 인식합니다. 이로 인해 한 사람의 특성을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맞는 교육이나 복지, 직무 설계가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평균이라는 기준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데이터 중심 사회에서 ‘평균은 착각’이라는 메시지가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개별성 중심 패러다임의 부상
과거에는 교육, 직무, 사회제도 전반에서 ‘평균’이 기준이었습니다. 학업 성취도, 지능지수, 신체 조건, 심지어 성격마저도 ‘정상’이라는 이름 아래 평균값을 따르도록 요구받았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표준화된 기준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AI는 개개인의 패턴을 학습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학습하고 일해야 한다’는 전제를 뒤흔듭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학습 프로그램은 어떤 학생이 오전보다 오후에 집중력이 높다는 것을 학습하고, 학습 콘텐츠를 그 시간에 자동으로 배분합니다. 기존 교육이 평균적 시간표와 수업 방식을 고수했다면, AI는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바꿔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뿐 아니라 조직문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기업들은 직원의 근무 시간, 업무 속도, 협업 스타일 등을 평균으로 맞추기보다는, AI 분석을 통해 ‘각자의 일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토드 로즈는 ‘개별성의 과학(individuality)’을 주장하며, 평균이 아닌 패턴, 조합, 맥락 중심의 분석이야말로 인간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많은 AI 플랫폼들은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경로를 안내하며, ‘맞춤화’된 경험을 일상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맞춤화 경험은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특성을 긍정하게 만들고, 사회 역시 다양성을 전제로 설계될 수 있도록 이끕니다.
AI와 함께하는 혁신적 미래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도입되면서, 평균을 기준으로 설계된 기존 시스템들은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같은 시험, 같은 시간표, 같은 진도에 맞춰 움직였지만, AI 기반 교육은 '개인의 목표와 속도'를 중심에 둡니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의 본질적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 자기주도형 학습 플랫폼, 학습자 프로파일링 시스템 등이 확대되면서, 평균을 따르기보다는 각자의 역량과 흥미에 따라 학습 경로가 조정됩니다. 사회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채용 시스템은 이제 더 이상 ‘학벌’, ‘스펙’이라는 평균화된 지표보다는, AI가 분석한 후보자의 ‘문제 해결력’,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경력 속 패턴’ 등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개개인의 진정한 잠재력을 발견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또한, 의료와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평균에 근거한 치료 방식에서 탈피하여 개인 유전체 분석, 생활 패턴 기반 건강 관리 등 '정밀의료'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바탕에는 AI가 개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정밀한 맞춤형 정보가 있습니다. 결국 ‘평균’은 더 이상 설계 기준이 될 수 없으며, AI 기술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철학과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의 물결입니다.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이 제시한 메시지는 AI 시대를 맞아 더욱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데이터 중심 사회에서 우리는 평균이라는 개념보다, ‘개별성’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AI는 단지 기술이 아닌, 인간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도구이며, 평균이 지배하던 과거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열쇠입니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평균보다 잘하고 있는가?” 대신 “나는 나답게 성장하고 있는가?”라고 말입니다. 교육자, 직장인, 부모, 정책 입안자 등 사회 모든 구성원은 ‘평균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맞춤형 사고’, ‘다양성 존중’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AI 시대의 혁신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식의 변화이며, 평균의 종말은 곧 인간다움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지금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개별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평균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는 용기’로부터 비롯됩니다.